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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하우스푸어/ 하우스푸어를 위한 출구전략

[[머니위크 커버]하우스푸어/ 하우스푸어를 위한 출구전략] 
☞ 2010년 재테크 낙제생 '하우스푸어'의 5대 공통점 
1. 집값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조달 
2. 소득의 절반 이상을 대출이자에 충당 (단, 소득이 많으면 패스~) 
3. 원금 상환은 집을 팔아서 (나중에 많이 오를 것이란 기대) 
4. 줄어드는 순자산(자산- 부채= 순자산,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거나 변함이 없다) 
5. 사고 나니 '상투' 
조영경 중앙이아이피 자산관리센터 팀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집 가진 빈자'인 하우스 푸어(house poor)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근래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서 하우스 푸어들의 애환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무리한 대출을 끼고 집을 장만했던 이들은 벗어나고 싶어도 꽁꽁 언 주택시장에 발목이 묶여있다. 과연 이들에게 탈출구가 있을까? 


Gate1 낙폭 일부 회복 시까지 버틴다면? 

'천당 밑 분당이라더니…' 지난 2006년 서울 강북지역에서 분당으로 이사를 왔던 박영진(47ㆍ가명)씨는 요즘 4년 전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당시 강북에서 3억원 정도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던 박씨는 평수는 비슷하지만 가격은 두배인 6억원(112m²)에 분당으로 이사를 했다. 보유하고 있던 5000만원 정도의 현금으로 이사비용과 가구 등을 바꾸고 나니 결국 3억원 정도의 담보 대출을 받게 됐다. 

박씨의 연봉은 7000만원선으로 고소득자에 속하지만 월 실수령액은 500만원 정도. 이중 한달 이자만 150만원이 빠져나간다. 20년 원리금균등상환을 하면 한달에 월 200만원이라는 금융비융이 발생한다. 

박씨는 "초등학교 두 자녀를 키우며 빚 없이 살 때는 한달에 200만원씩 저축하며 제법 여유가 있는 편에 속했는데, 지금은 부자동네에 와서 빈곤해진 것 같다"고 했다. 

안타깝게도 현재 박씨의 순자산은 4년 전보다 40%나 감소한 상태다. 주택가격이 4년 전 6억원에서 20%나 떨어진 4억8000만원선으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부채를 끼고 비싼 주택을 구입해 자산을 늘리려던 레버리지(leverage) 전략이 역효과를 낸 것이다. 

박씨는 "강북보다는 분당이 교육환경이 좋고, 3년 후 집값이 오르면 팔면 되니까 어차피 저축하는 월 200만원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고 후회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꼬인 것일까? 
이에 대해 조영경 중앙이아이피 자산관리센터 팀장은 "소득에 비해 무리한 월 대출상환금액이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전망이 좋든 나쁘든 집을 구매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현금흐름이라는 것. 소득이 많다면 대출이 많든 집값이 떨어지든 덜 구애를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치명타를 입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경 팀장은 "월 대출상환금액은 소득의 40%를 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자면 박씨의 권장 대출금액은 1억4500만원 이하(연 5.5%, 20년 원리금균등 가정)이다. 

그러나 이미 일은 벌어졌고,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까? 
조 팀장은 "지금은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어 있으니 당장은 방법이 없다"고 했다. 대신 부동산시장이 다소 회복된다면 그때 어떻게 할 것인지 시나리오별로 미리 계획을 세워보라고 조언했다. 

▷ 시나리오 ① 
이른바 손절이다. 낙폭이 크면 회복이 더딘 법. 다만 시장 분위기가 회복되면 낙폭과대 가격 메리트 때문에 어느 정도 가격 반등이 나올 수 있다. 이때를 기회로 생각하고 다시 계획을 세워본다. 그러나 부동산은 지역특성이 크기 때문에 입지마다 전략이 달라져야 함은 기본이다. 

박씨의 경우 낙폭이 다소 회복(5억~5억5000만원 수준)되고 거래가 있을 때, 집을 처분하고 전세에 거주하든가 작은 집을 구입해 하우스푸어를 탈출한다. 

현재 3억원의 대출 상환 후 남는 금액이 2억~2억5000만원 정도이므로 다시 주택을 구입하려면 재무상황을 고려해서 1억4500만원 이하의 대출을 활용해야 한다. 자녀 교육상 다른 지역의 이사가 힘들다면 자녀 고등학교 졸업 시까지 전세거주를 하고, 금융자산이 어느 정도 형성될 때 시장상황을 고려해 내 집 마련에 나서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다. 

▷ 시나리오 ② 
매입가인 6억원 또는 그동안의 이자비용까지 고려해서 원금이 될 때 처분하는 전략도 고려할 수 있다. 가계 재무 상황과 부동산 시장을 계속 모니터링하며 판단해야 한다. 위의 손절안보다 리스크가 크다. 

가계 재무 상황상 자녀교육과 부부 노후자금 등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아파트의 노후화와 인근 개발 계획 등을 고려해봤을 때 본전 회수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 

Gate2. 가계 지출부터 구조조정하라 

공기업에 다니는 민준철(41ㆍ가명)씨는 지난 2006년 구리시 인창동에 106m²짜리 아파트를 샀다. 매입가는 2억7000만원. 이후 4년 만에 아파트 값은 2억원 가까이 올라 현재는 4억5000만원 수준을 호가한다. 

언뜻 보면 부동산 투자에 성공한 셈인데 그는 '빚 좋은 개살구'라고 푸념한다. 집도 있고 연 소득도 5000만원 가까이 되지만, 대출 원금 상환이 시작되고 자녀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빚'에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구리의 아파트 구입 당시 주택담보대출로 2억원, 여기에 이사 시 부족한 자금을 마이너스통장과 회사대출로 메우면서 대출 원금만 2억5000만원에 이르고 있다. 매월 이자로 나가는 금융비용만 100만원이 넘는다. 자연히 상여금(2개월에 1번꼴)이 나오지 않는 달에는 마이너스 통장 의존을 끊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더욱이 최근 집값이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데다 금리는 오르고 있으니 심리적 부담도 적잖다. 부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근에 전세로 이사를 가고, 아파트를 월세로 내놨지만 현재 세입자가 없어 속만 태우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종호 에듀머니 본부장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문제"라며 "더 이상 빚이 늘지 않도록 가계 지출부터 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민씨의 경우 월 90만원에 달하는 보장성 보험료, 월 30만원을 웃도는 문화생활비, 월 50만원이 넘는 식비ㆍ외식비 등에 먼저 칼을 댈 것이 권고됐다. 

박 본부장은 "우선 가족의 보험료는 의료실비 위주로 월 30만원 선으로 낮추고, 나머지는 정리해서 마이너스통장의 부채부터 상환하도록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민씨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월 30만원의 문화생활비는 월 7만원으로, 식비ㆍ외식비는 월 45만원으로 낮추고, 통신비도 월 12만원에서 월 10만원으로 조정했다. 그 결과 월 평균 지출이 448만원에서 347만5000원으로 100만원 이상이 줄어들었다. 

박 본부장은 민씨와 같이 하우스푸어의 상당수는 재무적인 무력감에 빠져 정작 자신의 가계 지출은 냉철하게 분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까짓 것 아껴봐야 얼마나 되겠어?' 하는 심정으로 막연히 돈이 새나가게 한다는 것이다. 

박 본부장은 "집 때문에 빚에 허덕이면서도 특별한 목적 없이 청약통장을 들고 있다던가 보험료 누수 등이 있는 가정이 많다"면서 "부동산 처분이 어렵다면 금융자산부터 조정해 부채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Gate3. 하우스푸어 되지 않으려면 

그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녀왔다. 최근 주택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라 해서 모두에게 "집을 사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우스푸어'로 전락하는 위험을 막으면서 내 집 마련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 돈을 모아서 사는 것이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컨설팅 팀장은 "예컨대 3억원짜리 집을 사고 싶다면 최소 2억원을 모아서 사라"며 " 일반적인 가정에서 대출이 전체 소득의 30% 이상을 넘어가면 생활비 빼고 저축이나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근로자가 대출을 받아 서울에서 아파트를 산 뒤 원리금을 갚아나가려면 소득이 최소 현재의 1.5배는 돼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 1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능력지수는 152.8이다. 주택구입능력지수는 가계소득 대비 주택 담보 대출 원리금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수. 100을 넘으면 대출 상환이 어렵고, 100을 밑돌수록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이 152.8이라는 것은 중간 소득 근로자가 중간 가격대 아파트를 살 경우 대출 원리금을 무난히 갚으려면 소득이 최소한 현재의 1.5배는 돼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박종호 본부장은 "도시 근로자가 1년 동안 열심히 일해도 서울 아파트의 '화장실' 하나도 마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에 주택 구입은 상환 능력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